전월세 퇴거 때 벽지 변색이나 바닥의 생활 흠집까지 세입자가 전부 새것처럼 복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적인 생활로 생긴 노후·마모는 특약이 없다면 임대인이 부담할 여지가 크고, 세입자의 고의·과실로 생긴 파손이나 임의 시설물 설치 흔적은 임차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못 자국이면 무조건 세입자 부담”처럼 품목 이름으로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 당시 상태·사용 기간·손상 원인·특약의 구체성을 증거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 통상 손모: 정상적으로 살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마모·노후라면 일반적으로 임대인 부담 영역입니다.
- 세입자 과실: 부주의로 깨뜨린 문, 심한 오염, 임의 시공 후 미복구처럼 귀책사유가 명확하면 임차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특약: “원상복구한다”는 포괄 문구만으로 통상 손모까지 모두 세입자에게 돌릴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부담 범위가 구체적이고 설명·합의됐는지가 중요합니다.
- 증거: 입주·퇴거 때 같은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점검표가 비용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자료입니다.
원상회복은 ‘처음보다 조금도 낡지 않은 상태’가 아니다
민법 제654조는 임대차에 사용대차의 원상회복 규정인 제615조를 준용합니다. 다만 실제 분쟁에서는 퇴거 당시 상태가 입주 때와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임차인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주거 사용으로 예정된 노후인지, 임차인의 고의·과실로 생긴 훼손인지가 갈립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년 판결은 통상적인 사용 뒤 생긴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를 ‘통상의 손모’로 보고, 특약이 없다면 그 비용은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항소 표시가 있는 하급심 사례이므로 모든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통상 손모와 임차인 귀책 훼손을 나누는 실무상 중요한 기준을 보여줍니다.
| 구분 | 판단 단서 | 부담 가능성 |
|---|---|---|
| 통상 손모 | 일상적인 사용, 시간 경과, 제품 수명에 따른 마모 | 특약이 없다면 임대인 쪽이 큼 |
| 임차인 귀책 훼손 | 부주의·고의, 비정상적 사용, 임의 시공 | 임차인 쪽이 큼 |
| 원래 있던 하자 | 입주 사진·점검표·수리 요청 기록에 남아 있음 | 임차인에게 청구하기 어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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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못 자국·바닥은 무엇을 보고 나눌까?
벽지 변색과 생활 오염
햇빛·습도·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 변색은 통상 손모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반면 흡연, 반려동물 방치, 음식물이나 잉크로 생긴 심한 오염처럼 일반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사정이 입증되면 임차인 부담 가능성이 커집니다. 벽지 전체 교체비를 청구하더라도 손상 부위, 기존 벽지의 사용 기간, 부분 보수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못 자국과 벽 구멍
못 자국의 개수·크기·위치, 계약 당시 금지 특약, 벽체 손상 정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작은 생활 흔적 하나와 대형 앵커를 여러 개 박아 벽체를 훼손한 경우를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못을 한 번이라도 박으면 전면 도배비”라는 식의 자동 기준은 법령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마루 흠집과 찍힘
가구를 정상적으로 배치하며 생긴 가벼운 사용 흔적과 무거운 물건을 끌어 깊게 파인 흠집은 원인이 다릅니다. 입주 당시 이미 있던 흠집인지, 임대차 기간 중 새로 생긴 것인지 비교 사진이 특히 중요합니다. 일부 판재만 교체할 수 있는데 전체 바닥 공사비가 청구됐다면 견적의 범위와 필요성을 확인하세요.
“퇴거 시 원상복구” 특약이 있으면 모두 세입자 부담일까?
포괄적인 원상복구 문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통상 손모까지 전부 임차인 부담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본 서울중앙지법 판결은 통상 손모 비용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려면 보수해야 할 손모의 범위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거나, 임대인이 분명히 설명해 임차인이 그 취지를 인식하고 합의한 사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거실 벽 TV 브래킷 철거 및 구멍 보수”, “임차인이 설치한 중문 철거”처럼 대상과 복구 범위가 구체적이고, 실제로 임차인이 설치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책임 판단이 쉬워집니다.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설명 과정과 입주 상태 확인서가 함께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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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 전 임차인·임대인 체크리스트
임차인이 할 일
- 입주 당시 사진·동영상과 계약서 특약을 다시 확인합니다.
- 퇴거 전 벽·바닥·문·창호·욕실을 같은 각도에서 촬영합니다.
- 본인이 설치한 선반·브래킷·조명·중문 등의 철거 범위를 미리 협의합니다.
- 수리비가 청구되면 손상 부위 사진, 견적서, 전체 교체가 필요한 이유를 요청합니다.
- 열쇠 반환과 보증금 정산 내용을 문자나 확인서로 남깁니다.
임대인이 할 일
- 입주 시 시설 상태를 사진과 점검표로 남기고 임차인과 공유합니다.
- 특약에는 금지행위와 복구 대상·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퇴거 점검 때 기존 하자, 통상 손모, 임차인 귀책 훼손을 구분합니다.
- 보증금에서 비용을 공제하려면 손상 사진과 합리적인 수리 견적을 제시합니다.
- 분쟁이 예상되면 일방적으로 전액 공제하기 전에 조정 절차를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래된 벽지를 새로 도배하는 비용을 보증금에서 전액 빼도 되나요?
오래 사용해 자연스럽게 낡은 부분인지, 임차인의 비정상적 사용으로 훼손된 부분인지가 먼저입니다. 손상 범위와 기존 사용 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교체비를 자동 공제하는 것은 분쟁 소지가 있습니다.
Q. 입주 사진이 없으면 세입자가 무조건 불리한가요?
사진이 없다고 책임이 자동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서, 수리 요청 문자, 중개사의 확인, 이전 사진, 관리사무소 기록 등으로 입주 당시 상태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교 자료가 적을수록 사실관계 다툼이 커집니다.
Q.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원상복구비를 일방적으로 공제하면 어떻게 하나요?
공제 항목과 산출 근거, 사진, 견적서를 서면으로 요청하세요. 합의되지 않으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이나 민사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결과는 계약 내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리
전월세 원상복구는 “새것으로 돌려놓기”가 아니라 통상 손모와 임차인 귀책 훼손을 나누는 작업입니다. 임차인은 입주·퇴거 사진과 수리 기록을, 임대인은 구체적인 특약과 손상 근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벽지·못 자국·바닥처럼 자주 다투는 항목도 일률적인 정답은 없으며, 사용 기간과 원인, 보수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